나들이 + 지름신

Posted by Young Han Lee on October 25, 2015 · 2 mins read

어제 예근이가 파파스쿨이 끝나고 나서 오는 길에 이야기했다.

아빠! 우리 집지으러 가자

2주 전에 저수지 앞에 잔디 밭에 그늘막을 치고 놀았는데, 예근이는 그늘막을 치는 모습이 집을 만드는 것 같았나 보다. 암튼, 날이 늦었으니 내일 가자고 달래고 들어왔다.

다음날, 대예배를 드리고 나서 바로 기흥저수지로 향했다.

기흥저수지

기흥저수지는 정말, 뭐;;; 좋을게 없다;; 저수지는 큰데, 주변에 공장도 많고 해서 (특히 반도체 공장…), 깨끗한 저수지를 기대하기 힘들다. 냄새도 조금 나는 것 같고.. 그래도 좋은 점은 조정연습장으로 잡아놓은 곳에 잔디 공터가 있고,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러, 광합성을 하러 나오는 공간이다. 예근이와 예원이는 킥보드를 하나씩 들고 주변을 빙빙 돌기만 해도 좋은 모양이다. 간혹 연을 날리거나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도 있어서 멍하니 서서 구경하는 것도 좋고, 저수지에 작은 돌맹이를 찾아와서 휙 던지고 그냥 원이 퍼져나가는 것만 봐도 좋아할 나이니까.. 아빠와 엄마는 책을 한 권씩 들고 나왔다.

잔디, 그늘막

그늘막을 지난 여름 휴가용으로 샀었다. 안타깝게 여름 휴가때는 사용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개시를 하게 되었다.
4인용이라서 진짜 한 가족 들어가고 나면 남는 공간이 없을 정도인데, 우리 집은 텐트를 치는데 특성이 있다. 먼저 해가 잘 들고, 경치가 좋은 곳에 친다. 그리고 금방 더워서 땀을 흘리면서 그늘로 옮긴다. (그늘막인데!!!!) 그리고 다시 춥다고 어중간한 위치로 옮긴다. ㅋㅋㅋ 나를 포함해서 다들 학습이 안되나보다. 몇 번을 이러고 있는 것보면… 그늘막이면서 해가 잘드는 곳으로 가면 덥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뭔가 더 필요하다.

옆 텐트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완전 여기서 2박3일할 태세로 해놓는 사람도 있고, 간단하게 의자 2개와 식탁만 만드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됐다. 지름신이 오셨다.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노는 동안 와이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저 집은 텐트 2개를 연결했네? 저 집은 그늘막인데 바닥이 없어 저 집은 텐트 큰 걸 사서 그 안에 테이블이랑 의자를 다 넣는구나 …. ..

뭔가 사야하는 리스트가 막 늘어나는 것 같다. 끽해야 집에서 3-4 킬로 떨어진 곳에 나와서 노는 것인데;;; 3만원 이하로 사면서, 우린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야기를 하다보니 팬션을 짓게 생겼다. ;;

To be continued

그래도 언제 또 이러고 놀아보겠나 싶다. 아이들 어릴 때나 이러지, 초등학생되고 고학년 되고 이러면 같이 안 놀아줄 생각을 하니, 귀찮아도 하자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뭔가 더 사서 나가봐야겠다. 조금 더 신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