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호 작가의 책

Posted by Young Han Lee on October 25, 2015 · 2 mins read

들어가기 앞서

사랑의교회 교인이었다. 안타깝게도 옥한흠 목사님과 겹치는 시간은 하나 없었고, 광주에 내려가 있는 동안 지금의 아내와 함께 예배드리던 공간이 사랑의교회였다. 결혼을 해서 한동안 서울에 올라올 일이 없었던 2010년 전까지 우리는 사랑의교회를 다녔다. 이 기간동안 건축 이야기도 나왔고, 심지어 헌금도 했다. 그 때는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건축이 한동안 진행되는 동안은 사랑의교회에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이 다행이었는지, 여러 잡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담임목사의 표절부터 건축 특혜 시비까지….

더 이상 교회에 정을 붙이지 못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 더 정확히는 목회자..일지도 모르겠고..
그런 상황에서 옥성호 작가의 책은 항상 이 부분에 대해 기록하려고 했고, 나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동조한 채무의식(?)으로 인해 그가 쓴 글이나 인터뷰는 다 찾아서 보고 있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냥 글을 매우 잘쓰고 깊이있는 비평을 하는 (옥목사님의 아들이면서 목사가 아닌) 평신도로 바라봤는데,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사랑의교회가 그렇게 된데는 무지했던 나도 책임이 있으니까.. 지난번에는 서초교회 이야기를 읽었는데, 또 다른 소설(?)을 읽기 전에 다른 책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손에 들게 되었다.

갑각류 크리스쳔 블랙

갑각류 크리스쳔 레드편만 하더라도 사실 사랑의교회 관련, 심지어 성경구절도 없는 책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부분과 무관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나에게는 어떤 일들인지 아니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얼마나 우리는 약한 인간인지, 얼마나 함부로 하나님과 예수님을 부려먹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어느새 자라있는 내 자아를 돌아보게 하고, 다시 부족함을 깨닫고 엎드리게 만드는 책이다.
가능하면 레드편을 먼저 보고 블랙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또 가능하다면 사랑외교회 사건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라도 파악하고 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왜?

사랑의교회 사건, 그 중에서도 중심이면서 근본인 후임 목사 청빙부터 현재까지를 정리했다. 글 서두에도 적었듯이 사건에 대해 남기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남아있는 기록이 없어서 반복되는지, 아니면 남아있는 기록들을 쉽게 무시하기 때문에 반복되는지….
그래도 많은 자료를 찾아서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내 속은 만신창이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냥 슬플 뿐이지..

다만 옥목사님의 번뇌속에 힘들어 하였을 것이 간접적이나마 느껴진 동시에 그냥 삭히셨던 것에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왠지…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으로 정리되는 사회의 한 단편을 거기서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쉽지 않으셨겠지만…

읽고 나서,

목사 옥한흠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강해를 들으면서 고민한 적 없고
들어봐야 짧은 설교나 유투브 짜투리나 들으면서 감동이나 하고 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사랑의교회 교인이었다면서 말이다.

시간을 따로 내어 자료를 찾아서 읽어보고 정리해야겠다.

그리고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
신앙적으로.. 그게 교회가 사는 길일테니..

왜 이러는지 알아서 더 아픈…